파리 학생 살인 사건, 추방 실패에 대한 분노 확산
By Hugh Schofield, BBC News / Sept. 26, 2024
파리의 고급 주택가에서 발생한 19세 여학생 살인 사건이 프랑스 우파 세력으로부터 이민 문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요구를 다시 촉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Philippine)이라는 이름만 공개된 이 젊은 여성의 시신은 토요일 파리 서쪽 끝의 불로뉴 숲에서 반쯤 묻힌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녀는 금요일 점심시간에 마지막으로 목격되었으며, 당시 파리-도핀 대학교 캠퍼스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캠퍼스는 사건 현장에서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용의자는 스위스 제네바로 도주했으나 화요일 체포되었고, 현재 프랑스로의 송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는 22세의 모로코 남성으로, 2019년 한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5년형을 복역한 후 이달 초 프랑스에서 석방되었습니다.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그의 이름은 타하 오(Taha O.)로, 그는 프랑스에서 추방 명령을 받았으나 그 명령이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취임하며 “질서를 확립하고 또 확립하고 다시 확립하겠다”고 강조한 강경한 성향의 새 내무장관 브루노 르테요(Bruno Retailleau)에게는 이번 사건이 첫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르테요 장관은 소셜 미디어 X에서 “공직자인 우리에게는 법적 장치를 바꾸어 프랑스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은 이번 살인 사건을 프랑스 사법 체계의 느슨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연합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는 “이 이민자는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되었지만, 아무런 제재 없이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우리 사법부는 너무 관대하며, 국가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제 정부가 행동에 나설 때다”고 말했습니다.
120명 이상의 의원을 보유한 국민연합은 소수 정부를 이끌고 있는 미셸 바르니에 총리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합은 언제든 불신임 투표를 지지해 정부를 무너뜨릴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좌파 정치인들도 추방 명령의 효과적인 집행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했습니다.
사회당 대표 올리비에 포르는 “그는 교도소에서 바로 비행기로 보내졌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프랑스 추방 명령의 이행률은 10% 미만에 불과하다고 정부 통계는 밝히고 있습니다.
에콜로지스트(Ecologist)의 상드린 루소는 이번 살인 사건을 “여성 살해(femicide)”라고 규정하며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극우 세력이 이번 사건을 이용해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증오를 퍼뜨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필리핀의 실종은 위기 상황에 처한 여성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 ‘더 소로리티(The Sorority)’라는 앱을 통해 경고가 발령되었습니다.
필리핀은 이 앱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더 소로리티는 토요일 실종 경고를 발령해 회원들이 수색에 참여하도록 독려했습니다.
필리핀은 파리 서쪽에 있는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가던 중 실종되었습니다. 그녀는 조용하고 모범적인 학생으로 묘사되었으며, 스카우트 활동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살인 사건은 파리 16구 고급 지역과 인접한 불로뉴 숲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공원은 오랫동안 매춘의 중심지였으나, 최근 몇 년 동안 마약 중독자와 수상한 인물들이 증가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점점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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